아무리 운전을 완벽하게 하고, 주변 상황을 철저한 체계아래 분석하며 사고를 내지 않도록 설계한 자율주행자동차도
언젠가는 사고를 낼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자율 주행 자동차의 경우 주행 중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따른 도덕적인 결단을 사전에 프로그래밍해 놓아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더더욱 복잡해집니다.
나이가 많은 노인보다 어린아이가 가진 미래의 잠재력이 더 크고, 경제적으로도 가치가 더 크니 어린아이를 우선으로 살리는 것이 옳은지, 사회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자를 우선적으로 치는 것이 옳은지 등의 많은 윤리적인 논쟁거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의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율주행자동차가 어느 쪽의 희생을 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까요?
2014년,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의 컴퓨터 과학 연구팀의 ‘도덕·머신(Moral Machine)’라는 퀴즈식 실험에 따르면
나라나 지역, 그 나라의 발전 정도 등에 따라 사람들의 선택이 크게 달랐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애완동물보다 인간을 보호한다는 것에 관해서는 나이, 성별, 국가나 지역을 불문하고 공통적인 답변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질문에서는 세분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크게 3개 그룹으로 나뉘는데,
우선 북미나 유럽 제국을 포함한 기독교가 지배적인 A그룹 국가. 다음으로, 일본이나 인도네시아 등 유교나 이슬람교가 강한 B그룹 국가. 마지막으로 중남미 등 구프랑스 식민지의 C그룹 국가로 구분된다고 밝혔습니다. A그룹 국가는 B그룹에 비해 노인보다 젊은이를 구하는 일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합니다. 더욱이 콜롬비아 등 빈부의 차가 큰 나라 사람들은 더 낮은 지위의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을 택하였고, 강력한 법치국가인 일본이나 핀란드는 ‘불법’으로 도로를 가로지르는 사람에 대해 냉정한 조치를 취하는 선택을 했다고 합니다. 이 실험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나라의 역사적·종교적 배경이나 경제적, 구조적인 요인이 사람들의 윤리의식에 깊이 얽혀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자율 주행 자동차의 판단은 각 문화/사회권의 평균적인 인식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있는 반면,
한편으로는 자율 주행 자동차의 판단은 개인에게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개인 운전자에게 사전에 불가피한 상황이 될 경우, 어떤 기준에 맞추어 우선순위를 정할 것인가를 개인에게 맡겨야지 일괄적으로 회사나 국가에서 정한 방침으로 자율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개인의 자유,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것입니다.
자율 주행 자동차는 인간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줄일 수 있고, 새로운 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허나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자율주행 자동차의 실현화는 힘들것입니다.
이 글을 통해 자율 주행 자동차가 가지는 윤리 문제를 고민하며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합니다.